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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lake 에코 레이크 여름과 겨울여행 2016. 9. 8. 05:16
에코 레이크를 알게 된건 레이크 타호를 수십번 다닌 후 십년이 지나서였다. 그렇다고 이 곳이 첩첩 산중에 숨어 있는곳도 아니고 굉장히 인기 많은곳이다. South lake tahoe를 지나가는 50번 하이웨이 선상에 있고 타호 내려가기전 그 정상에 있는 호수가 이 곳이다.
왜 이곳을 진작 알지 못했을까 아쉬울 정도로 감히 레이크 타호 근처에서 가장 아름다운곳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여기를 꼽을것이다.
요즘 너무 너무 좋아서 이곳 저곳 찾아보고 리스트 만들고 있는곳이 desolation wilderness라는 곳인데 에코 레이크도 그 지역에 있다. High Sierra의 연한 회색의 화강암과 바위사이로 난 소나무, 눈녹은 작고 예쁜 호수들이 2-3마일 간격으로 있는곳이다.
지난 3월에 이곳을 처음 갔을때는 호수가 완전히 얼어서 가로질러 걸어갈 수 있었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이 큰 호수 전체를 혼자 감상할 수 있었다. 1월쯤 왔었다면 춥고 눈은 아직 딱딱하게 굳지 않아서 호수 까지 가면서 신발은 눈에 묻혀서 축축해졌을것이고 굉장히 추웠을것이다. 3월은 눈이 이미 올만큼 왔고 그 동안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있어서 눈에 푹푹 빠지지 않고도 스노슈도 없이 사뿐히 호수까지 갈 수 있었다. 물론 호수 근처까지 차는 들어갈 수 없을정도로 눈이 많았으므로 1마일은 걸어들어가야 했다. 날씨가 맑은 날에 가서 따뜻했고 꽁꽁얼은 호수에 누워서 지나가는 구름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왔다. 그때 가끔 스노슈잉을 하거나 노르딕 스키를 하며 호수를 건너는 이들도 있었으나 많지 않았다.
믿거나 말거나, 꽁꽁 얼은 호수에 내린 눈에 누워서 놀았다
여름은 겨울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집에서 새벽 5시 출발해서 9시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일찍 찬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9시인데 설마했다. 주차장은 이미 다 찼을뿐만이 아니라 호수 들어가는 길 0.5마일까지 차들이 주차 되어있었다.
Echo lake trail은 상당히 유명한 트레일이다. 에코 레이크는 lower and upper 레이크 두개가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된 부분을 채널이라고 하는데 이 채널은 미모리얼데이인 5월 마지막 월요일에 열려서 9월 첫주 레이버 데이날 없어진다고 한다. (과장하자면)
요지는 겨울내에 내린 눈녹은 물로 인해 두 호수가 붙어서 배가 통과할수 있는데 9월 첫번째 월요일이 지나면 에코 레이크 댐문을 열어서 물을 방류한다고 한다. 물이 방류하면서 수위가 낮아지고 두개의 호수는 분리되며 배는 더이상 두 호수를 다닐 수 없게 된다.
여름 에코 레이크, 겨울동안 내린 눈이 녹아서 겨울에 꽁꽁얼었다고 믿어지지가 않는다
lower echo lake 트레일 시작점에서 upper echo lake만 다녀오면 왕복 4마일이 좀 넘는데 이렇게만 다녀와도 이 호수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낄 수 있을거 같다. 우리는 욕심을 내서 모두들 좋다고 얘기하는 aloha lake까지 다녀올 계획이었다.
이곳은 Pacific Crest Trail (PCT)가 지나가는 곳이라 초여름에는 PCT를 하는 젊은이들이 이 구간을 지나간다. 지금은 초가을이라 이미 PCT 하는 사람들은 다 끝났고 백컨츄리 등산하는 사람들이 큰 베낭을 메고 가볍게 올라간다.
에코 레이크 트레일 구간이 일방향으로 2마일이고 알로하까지 5마일인데 2마일을 배 타고 들어가면 3마일만 하이킹 하면 울 집 마님도 갈 수 있을거 같아서 water taxi라 불리는 조그마한 모터 보트를 탔다. (원웨이에 14불, 멍멍이는 5불)
5분도 안걸려서 upper lake에 도착.
이런 작은 배를 타고 간다. 돌아올때는 선착장에서 전화하면 데리러 온다. 오후 4:30까지 운행
이곳은 wilderness라 불리는 자연보호구역인데 산에 들어가기전에 permit에 누가 들어가는지 이름을 적고 태그를 하나 가방에 붙여서 가야 한다.
배에서 내려서 3마일만 가면 알로하 레이크라 가뿐히 다녀올 수 있었다. 역시나 우리 마님은 시작하자마자 불평을 한다. 물론 감기가 걸려서 컨디션도 무척 나쁘긴 했지만 영 오늘 일진이 좋을거 같지가 않았다. 0.5마일 지나니 PCT 팻말이 나오고 desolation wilderness 팻말도 나온다.
돌산, 전형적인 하이 씨에라의 풍경
나는 다녀와서 desolation wilderness에 대해 많이 찾아보았다. 결론은 너무 너무 아름다운 트레일이 많아서 시간만 있으면 가서 하이킹 해보고 싶은 구간이 많다. (예를 들면 이 알로하 레이크, 수지 레이크 등등 fallen leaf lake까지 가는 구간, eagle lake, 50번 아래쪽에 mt.ralston pyramid peak등)
트레일은 돌을 깍아 만든 구간이라 돌이 뾰족한 곳이 많다. 나는 러닝 슈즈 신고 갔는데 등산화 신고 가는게 안전해 보였다. 우리를 추월해서 가는 등산객들.. ㅠㅠ 애들도 베낭 큰거 매고 가볍게 올라간다.
알로하 레이크 가는 트레일에서 내려다본 두개의 에코 레이크, PCT구간이다
우리는 천천히 천천히 경치를 구경하며 감탄을 하며 올라간다. 발 아래로 두개의 에코 레이크가 내려다 보인다. 물에 반짝이는 호수가 아름답다.
결국은 tamarack lake, 트레일 시작후 1마일에 있는 호수, 에서 퍼져서 점심을 먹었다. 다들 알로하 레이크를 가는지 이 호수는 아무도 없고 우리만 이 호수를 다 차지해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Tamarack lake, 알로하 트레일 헤드에서 1마일 거리, 무척 조용하다
눈녹은 물인데도 여름끝이라 그런지 차지 않고 날씨가 조금만 더 더웠으면 수영도 가능할 거 같다. 화강암과 소나무, 세코야 나무등이 드문드문 보이는 전형적인 high sierra풍경.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중의 하나.
한시간 정도를 쉬고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가는 길은 수월하다. 그 전날 저 위에서 캠핑을 하고 내려오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해보고 싶은것중에 하나. 하지만 저 짐을 지고 올라가서 딱딱한 바닥에 춥게 자다 내려오는걸 할 수 있는 용기가 안난다. 텐트랑, 슬리핑백이랑 다 지고 올라가야 하지 않는가.
내려가는길, 멍멍이들도 잘 걷는다
천천히 내려와서 수상 택시를 기다린다. 2마일을 걸어가면 셋이서 42불을 아낄 수 있는데. 울 집 마님이 절대 안걸으시겠단다.
배에는 산에서 캠핑하고 내려온 멍멍이 두마리도 같이 탔다. 배 운전하는 사람은 national forest service소속의 사람이었는데 누군가가 호수가에 있는 캐빈에 대해 묻자 130개 캐빈중에 110개 정도는 정부에 속해있고 나머지는 개인 소유라고. 아주 가끔 경매에 나오는 캐빈이 나오는데 현재 한개가 나와있는데 2밀리언 정도 경매가가 나왔다고 한다. 이곳 캐빈들은 겨울에 사람이 살지 못 하고 전기도 물론 안들어 온다고 하는데 정말 춥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 2-3달은 무척 아름다울거 같았다.
lower echo lake 트레일 헤드 근처에서 보게된 PCT, TRT 트레일 표지
돌아와서 다시 알로하 레이크 사진들을 찾아보니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너무 너무 가보고 싶다. water taxi는 여름이 지나서 이제 서비스가 되지 않기때문에 여름이 아닌 기간에 가게 되면 온전히 11마일을 왕복해야 알로하 레이크까지 다녀올 수 있다. 트레일이 힘든구간은 아니지만 하루에 베이 에어리아에서 다녀오긴 무리인 구간일거 같다. 하루 자고 그 다음날 오는게 좋을듯.
이곳을 지나간 PCT하이커 한분은 하루에 거의 30마일을 백팩을 메고 걷는다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인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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