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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t.Price - 오프 트레일 하이킹
    여행 2019. 9. 4. 05:50

    아일랜드 레이크에서 크리스탈 레인지를 바라보면 딱 요렇게 생겼다. 왼쪽 봉우리가 더 높은거 같은데 실제로는 오른쪽에 있는 프라이스가 더 높다. 나는 어쩌다보니 Mt.Price의 살짝 왼쪽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타호 지역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Mt.Pyramid 이고 두번째 높은 봉우리는 Mt.Price. 이 둘은 crystal range의 삼봉중에 두개인데 알로하 레이크에서 보이는 그 삼봉중 가장자리 두개이다. Mt.Price에서 알로하가 보인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기억이 났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로 트윈 레이크에서 Mt.price까지 길은 딱히 없지만 알아서 올라갈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모험심도 별로 없는 내가 갈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건의 발생은.. 
    우리는 자연주의자 네명의 아줌마가 홀딱 벗고 수영하는데 넋을 잃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말리 산등성이에서 사람들 소리가.. 그러니깐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can you hear me? 한 스무명의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눈자락 사이에서 나타나서 내려오고 있었고 이 아줌마들은 옷을 주섬주섬 입는데서 첫번째 사건은 종료. 

    이때 나는 감이 왔다. 
    아하. 저기구나. 
    전화를 켜고 맵을 열어보니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Mt.Price, 이때까지 나는 왕자봉이라고 알고 있었다. 갑자기 저기를 가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에게 나는 저기 다녀올테니 6시까지 안오면 911에 전화하라고 이야기 했다. 이는 농담, 왜냐하면 여긴 전화가 안되니까. 

    정확히 4시 5분에 출발. 레이크를 건너 산자락 아래로 가서 아까 본 눈밭을 지나 아주 아름다운 그러나 바깥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은 호수 하나를 지난다. 이거야 말로 알프스 부럽지 않겠네. 꽃들도 잔뜩 펴서 덮고 물이 흐르고 바위들이 주욱 예쁘게 있고 저 아래로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져 있다. 게다가 날씨도 좋다. 

    그러나 고산이라 숨이 막 가빠지기 시작했다. 보기에는 멀지 않아 보이는데 반도 가지 않은거 같은데 벌써 30분이 지났다. 여기서 부터 갈등. 저기 꼭대기 옆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라나. 

    문제는 
    나무같은게 없어서 쉬울거 같은데 돌무데기를 알아서 올라가야 하는데 어느쪽이 더 안전할까 저쪽 이쪽 또 돌이 더 나을까 아니면 무릎까지 오는 풀을 밟고 가는게 더 나을까 계속 고민하면서 가야했다.  

    가다보면 돌뎅이들, 아직도 졸졸 내리는 눈녹은 물들, 둘러 둘러 가다보면 정상과 반대로 가고 있고 숨은 차고 그렇게 한시간만에 1700피트를 올랐다. 거리상은 1마일. 

    사실 내가 간데는 Mt.Price의 살짝 왼쪽 (북쪽일것이다) 정상에서 비켜간곳.  앱으로 보니 3000미터 정도, 정상은 3039미터.  

    가슴을 조리며 고대하던 알로하가 여기서 보면 얼마나 예쁠까 하며 딱 마지막 걸음을 걸었는데, 알로하 호수가 안보이고 코딱지 만한 호수가 하나 보인다. 이거 뭐지 하며 다시 구글맵을 켜보니, 내가 보이는건 Clyde 레이크라고 알로하의 북쪽에 있는 호수였다. 그렇다면 알로하는 여기서 살짝 남쪽으로 더 가야 보이겠구나 싶었는데 이미 5시 10분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볼거 같은데 알로하와 클라이드 사이를 막는 산맥에 가려서 알로하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한 5분만 더 남쪽으로 이동하면 볼 수 있었을텐데 아까웠다. 다음 기회에.. 



    그리고 돌아서서 아쉬운 마음에 풍경을 보는데 정상에도 아직 눈이 남아 있고 그 아래쪽에 아쿠아 블루의 물이 보인다. 저건뭐지? 어짜피 내려가는 길이니 보고 가야겠다 하고 가본다. 

    글래시어 같았다. 아직도 살짝 남아 있다. 눈밭을 걸어서 근처로 가본다. 물이 정말 파랗다. 

    내려가는 길은 어짜피 트레일도 없고 알아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게 쉽냐면 아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6시까지는 가야하니까 빨리 내려갔다. 이걸 좀 더 쉬엄쉬엄 구경하며 가면 좋을텐데 괜히 6시라고 했나보다. 7시라 할껄.  

    여기 올라가면서 내려가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두시간동안 나 혼자 여길 다 누렸다. 하하. 무서웠냐면 전혀 그렇지 않고 너무 너무 좋았다. 아무 소리도 없고 오로지 자연에서 나는 소리만 들렸다. 

    잘못하여 돌이 미끄러지면 위험할거 같은데 그래도 조심 조심가면 갈만하다. 다음에는 좀 더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삼봉 도전을 해 볼란다. 프라이스를 거쳐 피라미드까지.  

     

     

     

     

    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아일랜드 레이크

    산 아래에도 이렇게 눈이 있다. 

    이름없는 호수, 풀들도 예쁘다

    1/3 지점 정도에서 본 삐죽삐죽 봉우리들

    산중턱에서 내려다본 왼쪽에 보이는 Wrights lake 멀게 보인다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프라이스 정상, 나는 살짝 왼쪽으로 올라갔다.

    꽃들 정말 아름다웠다.

    정상 바로 아래. 정상을 올라가려면 뒤쪽으로 들어가야 쉬워보였다.

    이런 돌무뎅이를 하나 하나 밟고 올라간다.

    가슴조리며 마지막 한발자국을 올랐으나 알로하는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건  Clyde.

    정상에는 아직 눈이 많았다.

    저기 왼쪽 끄트머리에 보이는 푸른 웅덩이가 궁금했다.

    가봤더니 옥빛의 눈이 녹은 물이 호수가 되어 푸르게 빛나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아일랜드 호수. 정말 점처럼 작게 보인다.

    호수 건너서 바라본 우리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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