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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사람들
    여행 2019. 6. 27. 01:37

    밤을 꼴딱 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시 시차는 항상 더 힘들다.
    잠 못드는 밤에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일본을 여행하면 좋았던 점들중 하나는
    시골을 가도 깨끗하고, 특히나 화장실이나 숙박도 청결한곳들이 많았다는것이었다.
    반면에 한국에서 지방을 1박을 하려면, 여행지로 인기있는 제주도나 대형 콘도들이 들어선 동해지역의 몇 도시를 제외한다면 깨끗하고 잘 유지된 숙박이 쉽지 않아서 당일 여행을 하곤 했었다.

    통영은 나 같이 외국에 사는 사람조차도 자주 티비에서 접한거 보면 이미 많이 상업화되어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생각외로 통영은 아직 지방색이 많이 남아 있었고, 일반적으로 큰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예를 들어 경주) 호객행위나 관광객이 봉이다 하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통영에서 가장 좋았던건 통영에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딱히 콕 찝어서 이 사람이 좋았다 그런건 없었지만 아직은 시골스런 순박함이 남아 있었고 친절함같은게 있었다. 아마 이런건 한국의 정 같은거랑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퉁명한거 같지만 소위 말하는 정 같은것들. 

    이렇게 느낀건, 통영의 구 시가지쪽, 그러니까 항구를 끼고 서호 시장 중심으로 다녀서 동네사람 많이 다니는 식당들을 다녀서 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항구앞의 충무김밥과 통영 꿀빵집은 주 이용자가 관광객이라 크게 감동은 없었다. 꿀빵은 예상한 맛과 똑같이 퍽퍽하고 밖에 설탕물을 바르지 않고 먹어도 아주 달아서 한입먹고 땡. 충무김밥도 내 입맛은 아니었다. 

    통영이 그래도 괜찮은 도시구나 하고 생각한건, 아마도 우리가 관광객이 아주 많지 않았던 비수기의 초여름 평일에 방문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주말에 왔으면 아마도 다시는 이곳에 안오겠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평일의 관광지는 한산했으며 미륵산 정상에서 우리만 조용히 즐길수 있을 여유가 좋았다. 통영에서 갈 수 있는 작은 섬들을 아직 못 가봤으니 다시 갈 여지도 남기고 온 여행이었다. 그리고 동백이 필때면 얼마나 이쁠까 싶은곳이었다.

     

    통영은 마지막까지도 갈까말까 하다가 대구에서 버스로 두시간 거리라는 이야기에 가기로 했다.
    호텔은 엑스피디아에서 방2개짜리 서호시장 근처에 호텔이라 부르지만 사실은 잘 관리된 모텔 같은곳을 100불 미만에 예약을 했다. 가족이 하는 호텔인지 프로페셔널한 가식적인  과잉 친절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가격대비 괜찮은곳이었다. 처음에는 리조트라 불리는 곳에 가려했으나 차가 없는 관계로 시내에 정했다. 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통영만이 아주 예쁜곳이었다.

    또 뭘할지도 모르고 정하지도 않고 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안내소가 있길래 가봤더니 여기도 친절하다. 오후에 4시간짜리 투어가 있는데 혹시 모르니 관심있으면 전화를 해 보란다. 종이 한장을 주길래 보고 전화했는데 마침된다고 하신다. 그리하여 점심을 먹고 1시 좀 지나서 밴을 타고 오롯이 우리셋이 가이드와 다녔다. 길도 모르고 어디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동아줄이 내려온듯.

    처음에 충렬사를 갔던거 같고 해저터널을 걸어서 건넜고 (일제 시대때 건설했다 한다) 박경리 기념관을 거쳐 저녁에 일몰이 아름답다는 공원이름이 기억안나는 곳에서 한려해상공원의 섬들을 보고 마지막으로 미륵산을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이날은 화창했으나 습도때문인지 깨끗하게 섬들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통영만과 바다쪽 섬들이 그래도 예쁘게 보이는 날이었다. 케이블카 아래로 루지라는 고카트 같은것들이 다니길래 마지막으로 루지를 3번타고 투어를 끝냈다. 


    다음날은 한산도 가는 배를 타고 제승당에 문도 열기전에 도착했다. (제승당에 일하시는분들과 같은 배 탔음, 참고로 9시에 문연다) 아침 일찍이라 제승당에  우리 셋만 있었는데 한산도 달 밝은밤에로 시작하는 시가 저절로 나오게 하는 풍경이었다. 고즈넉하고 풍경이 아름답다. 

    배를 타고 나오면서 
    여기 스쿠터타고 한바퀴 돌기 참 좋겠다 싶었다.
    통영에서 스쿠터 빌려주는데가 없을까? 아니면 자전거라도..

    만약 다음에 온다면 섬 투어를 한번 해 보고 싶다.
    오늘은 소매물도 내일은 비진도 이런식으로.

    오기전에 건어물을 잔뜩 샀다.
    가방이 큰게 있었으면 더 사왔으면 싶었던 싱싱한 멸치들.

    숙박검색할때 airbnb도 찾아봤는데 가격도 괜찮고 차만 있으면 제약없이 괜찮은곳을 구할수 있을듯했다.  

    통영 여인들, 미인들이 아주 많았다.
    첫날 점심은 멍게 비빔밥, 반찬으로 멸치회무침이 나왔다. 지금 생각해도 침이 고인다.
    저녁은 티비에 나왔다는 집이었는데 정식, 그냥 그랬다
    아침은 미옥식당에서 복어지리를 먹었고
    점심은 동네 식당인거 같은곳에서, 메뉴도 없고 그냥 생선구이 정식만 파는곳이었는데 7천원인지 8천원인지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생선구이가 나오는집이었다. 이집은 가성비 짱이었다. 

    이런곳이라면 한산도 달 밝은 밤에, 시가 절로 나오지 않겠나.

     

    한산도 가는 배에서 뒤로 보이는 통영만

    가성비 좋았던 페리 터미널옆 호텔에서 바라본 항구

    생각지도 않았는데 타게된 루지라는것. go cart보다 좀 더 재미있었다.

    미륵산에서 내려다본 한려수도

    미륵산에서 내려다본 통영

    동피랑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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