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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치 & 겨울 텃밭
    매일매일 2021. 1. 16. 06:03


    직장 생활이든 가족간이든 화가나거나 실망을 하는 경우는 나의 기대치가 많이 다를때이다. 보통은 맞춰가면서 시간 지나면서 조율이 가능하지만 가끔가다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작년 발생해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코비드도 그런 돌발 변수중의 하나이며, 가족중에 누가 예상치 않게 아픈 경우도 그러하다.
    30 이후 나의 인생의 대체로 평탄했다. 
    가까운 가족중 크게 아픈 사람도 없었고 많이는 아니지만 쓸만큼의 돈은 항상 벌어서 다니고 싶은 여행도 원하는대로 갈 수 있었다. 물욕은 언젠가부터 없어져서 사고 싶은건 거의 없었으므로 부족한것도 없고 쉽지 않게 온 아이는 아직도 입이 짧아 또래보다 작지만 건강하다. 공부 또한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크게 잔소리 하지 않아도 되고 중간만 가면 어떻게 되겠지 생각하니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없다.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이면 산이나 들로 다니는 삶이 좋았고 평생 할 수 있을줄 알았다. 
    나의 노후년을 계획할때는 누군가 아파서 병원이나 요양원이나 오래 있어야 한다거나 거동이 힘들어져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거 같은 그런 시나리오는 없었다. 누군가 은퇴해서 필요한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때도 그냥 현재의 생활비 + 여행비 정도나 생각했지 병원비 이런건 안중에도 없었다...


    요즘은 20대나 30대 초반 사람들이 성공을 어떻게 하나 이런 이야기 하는거 보면 참 젊구나 싶다. 언젠가는 그게 아무것도 아닌때가 그들에게도 올 것이다.
    그냥 평탄하고 아무일 없고 지루해 보이는 그런 삶을 추구하는 그런날이.

    살면서 내가 제어가능한 일은 얼마나 될까.
    아마 나도 20대에는 내가 열심히만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나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건 좀 나를 넘어서는 생각같기도 하지만.
    상투적인 말이지만 살면서 건강이 제일 중요한거 맞고 그 건강의 많은 부분은 물려 받은거라 많은 부분은 내가 제어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혈압이라거나 당수치라거나 콜레스테롤이라거나,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바꿀수 없는것들이 나의 미래의 삶의 질을 바꿀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게 다 운명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항상 마음속에 시뮬레이션 해 보던것은 나의 부모의 일이었다. 만약에 쓰러졌는데 아무도 없었다면 그런 시나리오를 항상 걱정했었다. 그렇다고 자주 안부 전화를 하지도 않았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는 그런 마음이 더 컸었던거 같다. 사실상 멀리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이멜이나 전화를 체크하고 아무 소식이 없으면 안심하곤했었다. 


    생로병사에서 내가 선택할수 있는건 가장 그나마 가능할만한건 사 정도. 사람이 한 순간에 못 움직이는 일이 생기는 건 너무 너무 쉬운일이다. 최근에 모 게시판에서 '노인' 으로 게시된 글들을 모조리 다 읽어보았다. 내가 모르던 세계가 열렸다. 

    노인이 되어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같이 모여사는 공동체 같은것도 찾아봤는데 한국은 시작한지 얼마 안된 듯 했다. 아니면 나의 검색 능력 부족이든가. 건축 탐구에서 나온 노인 주택이 좋아보였다. 거동이 가능하다면 이런곳에서 독립적으로 주거가 가능한 형태가 좋아보였다. 

    기대치로 시작해서 노인 주거까지 흘러버렸는데
    앞으로 건강하게 내 발을 딛고 산과 들을 누빌수 있는 시간이 운이 좋으면 20년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내가 딱 20년전에 미국 왔는데 어제 같다. 매일 재미있게 잘 살아봐야겠다.

    겨울에는 보통은 텃밭에 뭘 기르거나 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쑥갓, 완두콩, 겨울 배추, 상추, 시금치, 실란트로를 심었는데 너무 너무 잘 큰다. 심지어 토마토도 잘 큰다. 얘네들 볼때마다 신기하다. 어쩜 이렇게 매일 매일 예쁘게 잘 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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