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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킹] Leavitt peak - Sonora pass, 고독하고 싶다면
    여행/하이킹 & 백패킹 2021. 9. 21. 01:13

    노인이 되어 가는 부모를 보는건 낯설다.
    이건 아마 끝이 날때까지도 적응이 안 될것이다.
    나도 부모님도 처음 가보는거라. 
    생각이 많은데 결론은 내가 할 수 있는만큼만 하고 바꿀려고 해봐야 내가 할 수 있는건 거의 없다는것. 

    생각이 많을때는 산에 가서 걷다오는것이 도움이 된다. 
    나이들면 산에 가는 사람들이 많아 지는것도 다 이유가 있다.




    Sonora pass
    서쪽에서 시에라 산맥을 건너 동쪽으로 가는 방법은 타호 50, 80을 지나거나 요새미티를 관통하는 120을 타거나 그 중간의 이베츠 패스 4번이나 소노라 패스 108을 지나는 방법이 있다. 
    50과 120은 항상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고 중간에 낀 108은 트럭이 지나갈수 없는 경사가 급한곳이라 여름에도 한적한 편. 항상 바람이 많이 불고 해발 3000미터가 넘는곳이라 나무도 없고 황량하다.

    이 황량함과 개발이 전혀 없는 이곳은 고요하다. 
    소노라 패스 108번은 dispersed camping  이라고 캠프그라운드가 아닌곳에 캠핑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그런 종류의 캠핑을 좋아하는 off road 용 차들이나 큰 트럭들이 많이 보인다. 살짝 이질감 같은것도 있고, 타호 지역에서는 거의 본적없는 사냥꾼들이 많다. hunting season이라고 9월에 시작되어 길에 세워져 있는 차들에는 군복같은 얼룩이 잠바를 입은 헌터들이 삼삼오오 보인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9월에서 12월까지 사냥철이며 잡을수 있는 동물 리스트에 "곰" 이 있다. 허걱이다.
    백패커들은 곰을 보호해야 한다 이런거 수십번 듣고 다니는데 (그리고 그 무거운 베어 캐니스터도), 곰을 사냥 할 수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실제 캘리포니아에서는 1700 마리 쿼타가 있어서 그 숫자가 채워질때까지는 허용이 된다고 한다.

    진짜로 베어 헌트가 있는지 몰랐음. 이런 구절이 나온 책, 애가 어릴때 하루에도 몇번씩 읽어주곤 했었다.                    We're going on a Bear Hunt! We're going to catch a big one. What a beautiful day. WE'RE NOT SCARED.



    다시 소노라 패스로 돌아가서
    토요일인데 이날 Leavitt pass 가는 길에 본 하이커와 백패커는 한 15명쯤, 그 중 한명은 케네디 메도우에서 부터 달리기 시작한 아저씨 (35마일쯤 달리는듯) 포함. 하이커는 대부분 혼자온 여자들이었고 백패커는 PCT하는 커플 둘, 솔로 백패커 4명 정도, 사냥꾼도 두명 본듯, 이 사람들은 새벽 2시부터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Leavitt peak에서 내려오는 스무살이 막 될까말까한 남자 아이 하나를 보았고, 엄청 상냥했고 여기 트레일 사람들 대부분이 정말 친절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솔로 백패커들은 오후에 내려오는 길에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 피크 아래 호수에서 자고 다음날 내려오는듯. 

    다시 하이킹으로 돌아가서
    이 하이킹 트레일은 alltrails 에서 leavitt peak로 찾으면 왕복 9마일이라고 나오는데 길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건 짧긴한데 그쪽으로 가지말고 pct로 가라고 했다 (12miles via pct). 실제로 이 길로 올라간 아줌마를 만났는데 근처에 산다고 했고 배낭에 오렌지색 커버를 달고 있어서 멀리서도 잘 보였는데 여기 여러번 왔는데 오늘 처음으로 쇼트컷 올라와 봤는데 다시는 이길로 안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오렌지 커버의 정체는 집에와서 알게 되었는데, 지금 사냥철이라 총에 안 맞으려면 아주 밝은 오렌지 색 옷을 입으라는거였다.  


    이 소노라 패스는 시작부터 3천미터 넘고 바람이 아주 심하다. 세명의 하이커가 바람때문에 돌아가는걸 봐서 우리도 다시 돌아가야 하나 했다가 그냥 가는데까지 가보자 하다가 피크에서 내려오는 젊은이 하나를 보고 갈만하겠네 하고 올라가다보니 피크에 가게 되었다. 트레일 자체는 쉽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너무 많이 분다. 

    호수는 
    latopie 라고 하는거 같은데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호수 표면이 바람에 출렁출렁 일렁이는게 멀리서도 보였다. 그 아래 호수가 두개 더 보였고 Leavitt lake라는 크게 보이는 호수는 트럭이 들어올수 있는데라고 해서 여긴 아주 힘 좋은 트럭에 소리 요란한 스피커를 달고 총메고 다니는 사람들 오겠구나 하는 선입견이 생겼다. 

    이곳은
    화산 지대라 돌이 색이 보라색 핑크색 녹색 다양하다. 이 근처에 집을 짓는다면 이런 현무암같이 구멍 숭숭난 돌로 담을 하면 참 이쁘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Leavitt peak는 분화구이다. 

    피크에 올라가니 아무도 없고 다 우리꺼
    여기 아무개가 왔다 쓰는 공책도 있어서 써니베일 사는 모모가 왔다 좋다라고 써주고
    멀리 보이는 네바다쪽 산맥들과 요새미티 고봉들을 옆으로 보면서 산불이 없었었더라면 더 깨끗하게 볼 수 있겠는데 생각하며 다음에는 108 건너 북쪽으로 소노라 피크를 가봐야지 생각했다. 아마도 내년쯤.

    황량하고 바람 많이 불고 사람도 거의 없고 곰사냥을 하는 이곳, 소노라 패스, 1850년경에 처음으로 이 패스를 사람들이 지나서 넘어왔다고 한다. 
    생각보다 먼 옛날은 아닌듯.

     

    표지에보면 스티거가 많이 붙어 있다. 나도 하나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런데 붙이고 다닌 생각은 전혀없다.
    Ridge의 양쪽, 분화구이다.
    emigrant wilderness 표지가 있는 이곳은 바람이 끝없이 불었다. 날라가는줄.
    오르막을 한참 올라서 wilderness 표지 안쪽으로 들어와서 만나는 피크의 첫 모습, 오른쪽의 동그랗게 보이는곳이 Leavitt peak
    latopie lake, 바람에 하얀 물결이 부서진다.
    이런 황량함이 좋다. 돌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수도승처럼
    남편은 고산증에 힘들어서 헥헥거리고 올라오고 나는 먼저 올라가서 사진찍고
    peanut butter병에 들어 있는 방명록
    Latopie lake 
    Latopie lake, Leavitt lake 

     

    Leavitt peak
    화산 분화구 Leavitt 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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