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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 큐비클에 칸막이 세웠다. 좋냐고? 좋다.
    매일매일 2019. 11. 19. 06:12

    나는 소위 말하는 오픈 스페이스에서 일하라면 직장을 그만둘것이다.
    어느날 예전 직장 그만 두면서 사무실에 있던 이름표를 집에 가지고 와서 그걸 창문턱에 올려뒀는데 어느날 딸이 이게 뭐야? 하고 묻는다.
    오피스에 있던 이름표라고 하니 
    "아빠, 아빠도 저런거 있어?"
    "아니, 우리는 파티션 없어서 이름표 붙일곳도 없어" "저런거 달수 있는데는 옛날 회사들이야"

    옛날 회사든 뭐든 나는 내 공간이 있어야 편하고
    누가 옆에서 서서 일하고 하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인다. 
    일할때 앞옆에 사람이 보이면 더더욱 신경이 쓰이는데 마치 경주마처럼 옆을 가리고 앞만 보는게 좋다. 

    시각적인것만이 아니고
    사무실에서 편을 톡톡 두두린다거나 발을 쾅쾅 구른다거나 (믿기지 않겠지만 내 옆 사람이 하루 종일 10개월동안 그래서 나를 완전 미치게 만들었다) 하는것들도 견딜수 없게 만드는데 
    참을성의 정도가 점점 낮아지는걸 보면 나이가 들면서 이런데 더 민감해지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대를 생각해보면 나는 아주 낮은 파티션 (책상에서 30미터 정도 벽) 이 둘러 쌓여있는 부장이 사원들을 다 볼 수 있는 구조에서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일을 했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면서 일하는 환경마저도 더 까다롭게 선택하고 싶은듯하다. 이것도 선택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옆에 발구르는 직원의 소리가 너무 거슬려서 결국은 이야기를 했다.
    나 너 발로 쿵쿵치는 소리 도저히 못 참겠다. 이야기 하고 나니 편한데 왜 안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다고 느낀다.
    이런거 따박따박 잘 하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지 할 이야기 다 잘 하는데 왜 너는 못하냐고..
    메니저에게는 나 이런 문제가 있는데 니가 좀 해결 해줘봐봐. 
    했더니 남는 큐브도 없고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둘 사이에 칸막이 주욱 막아줄수 있는데 그 정도.
    그거 가지고 해결이 안되거든이라고 했느데 어쨌든 몇달후 칸막이 약속은 지켜주었다.

    차선책으로 
    화이트 노이즈 만들어준다는 팬 샀다, 미쳤다.. 이런거 왜 샀냐 싶지만 듣고 있으면 그냥 편하다. 팬돌아가는 소리.
    노이즈 캔슬링 보스에서 나온거 주문했다. 오고 있단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 하고 나서 발 쾅쾅거리는건 안하냐고?
    덜하긴 하지만 아직도 한다. 난 직장 그만두면 이것 때문일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큐비클에 벽 세워져서 얼굴 안봐도 되니 좋다.
    그 직원도 내가 저 싫어하는거 알것이다. 일관련일만 딱 하고 다른말은 절대 안한다.
    이 나이 들어서 느즈막히 알게 된건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아무 상관없다는 것이다. 
    딸한테는 이거 자주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남 신경 쓰지 말고 살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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