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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래스카] 디날리 Denali 데날리, 운이 좋아야 멀리서 볼 수 있다는 그 산
    여행 2018. 8. 4. 22:43



    혼자 다녔더라면 아마 새벽 일찍 출발했을것이다. 

    스워드에서 디날리 국립 공원까지는 6시간 30분이 걸린다고 구글님이 말씀해 준다.

    우리는 앵커리지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먹을것들을 좀 사기로 했다.

    남편은 몸살에 걸려서 내가 운전을 하고 가기로 했다.

    알래스카 길은 운전하기가 쉽다.

    앵커리지도 쉽고 거기서 부터 3번으로 쭉 뻗은 페어뱅크스까지 가는 길도 쉽다. 차들은 속도를 규정대로 맞추어 가고 65, 55, 45 변화하는것만 맞추고 앞에 천천히 가는 차 있으면 추월해서 가고 하는것만 하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스워드 하이웨이를 따라서 앵커리지로 가는 차 앞으로 계속 눈 덮힌 산맥이 보인다. 설마 디날리는 아니겠지.


    앵커리지에서 비지터 센터도 구경하고 피자로 점심을 먹고 출발했다. 세라 페일린이 산다는 와실라도 지나고. 그때 페일린이 자기집 창문 열면 러시아가 보인다고 했었던가? 개뿔. 


    알라스카 산맥들을 지나서 쭉 뻗은 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디날리 남쪽을 지난다. 차들이 다들 따라 들어가길래 같이 들어가보니 디날리가 눈 앞에 펼쳐진다. 갑자기 확 펼쳐진 풍경에 놀라고 새로 도착하는 사람들마다 다들 와우 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이어서 크루즈 관광버스들이 도착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아스펜과 스프루스 나무숲을 따라 운전하다보니 저녁 6시쯤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이미 비지터 센터는 닫았지만 내일 프로그램이 뭐가 있나 확인하고 예약한 버스표를 찾았다. 버스표 파는데는 bus depot라고 따로 비지터 센터 아래에 있었고 아직 영업 중이었다.


    비지터센터 안내문에는

    디날리에서 할 수 있는것들에 대해 안내되어 있었고

    만약 반나절 있게되면 개썰매 끄는 슬레드 도그 데모

    하루 종일 있으면 버스 투어

    몇일 있으면 버스투어, 하이킹, 캠핑을 하라고 적혀 있었다.


    디날리 국립공원은 개인으로 차를 가지고 운전해 갈 수 있는 곳은 입구부터 15마일까지 savage river가 지나가는 다리까지이고 그 안쪽은 버스표를 구매해서 가고 싶은곳 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혹시 안되면 가다 돌아오겠다고 생각하고 Eielson visitor center 까지 왕복 8시간이 소요되는 버스표를 온라인으로 구매하였다. 가서 알게 된것은 버스를 타고 이엘슨까지 가지 않으면 디날리 그림자도 볼 수 없다는것이었다. 디날리를 보려면 차라리 국립공원까지 가지않고 남쪽 동네 어디에서 보는게 더 나을것 같았다.  이엘슨까지는 거리가 66마일로 100킬로쯤되는데 긴 거리는 아니지만 버스 속도는 25마일 정도였고 동물들이 나오면 버스는 서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느라 천천히 간다.

    우리가 탄 버스는 transit 이라 불리는 녹색 버스 , 일명 green tin can으로 불리고 내리고 싶은데서 내리고 탈 수 있다. 대신에 가이드는 없고 운전 기사가 짧게 설명해주고 야생 동물이 보이면 세워서 승객들이 구경 할 수 있게 해 준다. 


    알래스카에 와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엔젤 아담스가 알래스카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원더 레이크에서 찍은 디날리 북쪽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차액만큼 더 내고 원더레이크까지 갈까도 잠시 생각을 하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이엘리슨까지는 왕복 8시간, 원더 레이크까지는 12시간 소요.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샌드위치를 싸들고 버스를 타러 나섰다. 8시 버스였는데 주차장에 7시 30분쯤 도착했고 이미 주차장은 대부분 차 있었다. 

    줄 서러가서 1번으로 서서 가장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앞자리랑 뒷자리랑 편하기로 따지자면 한 100만배는 차이난다. 될 수 있으면 일찍가서 앞자리에 앉으시길. 이게 학교버스라 많이 좁다.

    그리고 뒤에 앉으면 시야가 좁기도 하다.

    맨 앞에 앉으니 앞이 탁 트여서 더 많이 즐길수 있었다.  나는 동물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자연 풍경을 주로 보고 딸은 여우, 카리부, 무스에 열광했다.

    아이들은  보통 장시간 버스를 타는데 지겨워하는데 뒷쪽에 앉은 남자 아이 둘은 시간만 세고 있었다. 이제 6시간 50분 남았어. 또 좀 있다가 6시간 10분... 

    딸도 뒷자리에 앉았으면 지겨워서 몸부림 쳤을것이 분명했다.

    가는 도중에 버스는 세군데 섰다.

    그 중 하나는 polychrome pass라 불리는 곳이었는데 비록 디날리가 보이는 곳은 아니었지만 버스가 지나가는 길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밸리를 내려다 보는 포인트로 가장 디날리 다운 풍경을 보여주는거 같았다.

    한마디로 좋았다는 말.

    발 아래로 툰드라라고 불리는곳으로 황량하고 광대하고 그냥 크고 넓고 너무 커서 사진으로는 절대로 담을 수 없는 데쓰밸리처럼 큰데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곳.


    이엘슨은 12시나 되어야 도착했다.

    Forth of July였고 일년중 가장 붐비는 날이라 하였다.

    이곳에서 하이킹도 할 수 있고 나중에 다른 버스를 타도 되고 아니면 30분 후 출발하는 같은 버스를 탈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까지 왔는데 여기서 몇 시간 더 보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딸 때문에 가장 앞자리에 앉아 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결국은 점심은 돌아가는 차에서 먹기로 하고 빠른 걸음으로 gorge로 내려가는 트레일을 한바퀴 돌면서 찬란하게 우뚝솟은 눈 덮힌 디날리를 보며 언덕을 내려갔다. 

    발 아래로 강이 흘러가고 언덕은 푸르렀고 아직은 30마일 떨어져 있는 디날리는 하얀눈으로 선명했다.

    운전 기사는 아주 운 좋게 디날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날이라 하였다.

    날이 좋아도 대부분은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는 날이 몇 없다고 한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다시 4시간을 타고 앞자리에 앉아서 가기 위해 돌아서야 했다. 

    공원내의 길은 비포장 길이다.

    돌아가는 길에 점 같이 보이는 그리즐리 두마리를 옆에 승객이 망원렌즈로 찍은걸로 감상했고 

    길 앞에서 버스를 향해 종종종 걸어오는 카리부 한마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몇마리 곰들.


    참,

    가는 길에는 빨간 여우 (red fox) 한마리가 길가에 다소곳이 앉아 있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레인저들은 다들 아는 여우라고 하는데 (동물마다 다들 사는 반경이 있다) 최근에 새끼 6마리를 낳았다 한다.

    오후 4시가 지나서야 출발지로 다시 돌아왔다.

    딸은 주니어 레인저 책자를 받아서 하고 하루를 끝냈다.


    디날리의 두번째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처음으로 든 생각은 어제 버스 투어 하길 정말 잘했다. 

    페어 뱅크스 비지터 센터에는 한 면이 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대부분의 책자는 관광, 지도에 관한것이었고 in to the wild책이 보여서 집어 들었다.

    이미 읽었던 책으로 영화로도 나온 20대 크리스가 알라스카 숲으로 들어가서 생을 마친 이야기.

    가기 전에는 지역에 대한 감이 없어서 어디가 어딘지 몰랐는데 다시 읽으니 어떤 경로로 이동을 했는지 그 가 죽은 버스가 어디에 위치했었는지 감이 왔다.


    우리는 디날리 국립공원 입구에서 7마일 북쪽으로 Healy라는 동네에서 이틀을 묵었다. 크리스는 페어뱅크스에서 히치 하이킹을 해서 힐리에서 스탬피드 트레일로 들어갔다고 책에 나온다. 그 사건은 30년전에 큰 뉴스였는데 힐리라니 기분이 묘했다. 나는 북극 어디에서 일어난일이라고 믿었었다. 책 읽었는데도 지도 찾아볼 생각을 못 했었다.


    두째날은 비옷을 입고 하이킹 할 요량으로 savage river까지 차를 타고 갔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이 곳의 강은 물이 맑거나 하지 않다.

    진흙이 많아서 흙탕물이다.

    다듬어 지지 않아서 투박하지만 아름답다.

    Tiaga라고 불리는 지역.

    한국말로는 가문비 나무, 영어로는 Spruce tree들이 풀들과 함께 녹색으로 펼쳐지는 곳인데 savage river loop는 아주 짧지만 아름다운 하이킹 구간이었다. 들꽃과 식물들을 보면서 1마일을 걷다가 귀여운 나무 다리를 건너서 강 건너에서 다시 돌아가는 길. 밸리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빗줄기가 커졌지만 디날리에서 하이킹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후에는 비지터 센터에서 버스를 타고 (어제랑 비슷한) sled dog demo를 보러갔다. 20분으로 짧았는데 알래스카 허스키들은 겨울에 유일한 교통 수단인 썰매를 끌고 레인저들을 공원내 스테이션으로 이동 시켜주고 또 필요한 물자도 나른다고 한다. 시간없으면 패스해도 무방할듯. 대신에 딸은 좋아했다.


    비지터센터 옆 책방에서 핀을 하나 사고 페어뱅크스로 출발했다.  10마일도 안되서 날씨는 구름이 없고 화창하다. 


    길은 역시나 아스펜과 스푸르스 나무로 아름답고 운전하기 좋은 길이었다. 언덕 아래로 보이는 밸리와 강과 숲이 푸르다. 


    강이름은 Tanana, Nanana  헷갈린다. 계속 만나면서 페어뱅크스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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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팁:

    디날리는 음식의 불모지이므로 바리 바리 싸들고 가시라.

    성수기에는 가서 표 사면 바로 버스표가 없으므로 미리 예약하고 가는게 안전.

    호텔 수준은 기대 마시고 방이 있음에 감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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