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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매일매일 2018. 10. 18. 05:40

    중학교때 나는 대구의 변두리에 있는 중학교를 다녔다. 전학을 갔던 나는 소위 말하는 추첨을 통해서 (실제로 학교 이름이 적혀 있는 종이였던가 공이었던가를 뽑아서) 집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던 학교로 통학을 했었다. 팔공산쪽에서 사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그 중 새침때기같은 애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날 나보고 너는 니가 사는곳을 '동네'라고 지칭하니 아니면 '마을' 이라고 부르냐고 물었다. 마을 이든 동네든 무슨 상관이냐만은 우물쭈물 동네 라고 말했던거 같다. 

    마을도 좋고 동네도 좋고 어떤 이름 상관없다.

    김현철씨 2집인가에 동네라는 노래가 정말 좋았었고 아직도 좋다. 동네, 한동네에 이렇게 오래 산건, 내 기억에 있는 동네 중에는 현재 사는 동네. 

    편하게 가서 먹을수 있는 동네 식당이나 또는 커피집은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만족감을 주는 또는 것중의 하나거나 미래에 살게 될 동네에 있었으면 하는것중에 하나 일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동네 식당은 혼자라도 아무때 가서 편하게 나의 차림새에 전혀 게의치 않고서라도 가서 맛있게 먹고 올 수 있는 집. 그러니깐 테이블 몇개에 작은 규모의 프렌차이즈가 아니고 메뉴도 자주 바뀌고 원하면 술도 마실수 있고 그런집이 되겠다.

    마운틴뷰 살때는 다운타운을 걸어갈 수 있는거리에 살아서 그런집들이 지척에 많았다. 벌써 15년전 이야기.

    오래된 테이블이 몇개씩 놓여있고 편한 분위기의 커피집들. 벽에는 색이 바랜 호퍼 그림의 프린트가 오래된 프레임에 걸려 있던 그런집들. 식당도 혼자가서 먹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중국집들이 있었다. 요즘 많이 들어온 삐까뻔쩍한 카페들, 마카롱을 팔고 올개닉 커피를 팔고 그런 집들은 없었지만 작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과 카페들이 몇군데 있었다. 예를 들면 아직도 있는 홍콩 베이커리나 그 건너 요즘은 맛집으로 소문난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 중국집. 레드락은 요즘 너무 많이 바뀌었고, Dana 카페는 간지가 오래 되었지만 그 중 하나였다.  오래된 중고 서점도 있었었고 다운타운에는 (문닫았다) 볼게 많았다. 요즘은 너무 북적여서 잘 안가게 된다. 

    지금 사는 동네는 다운타운을 걸어갈만한 거리는 아니다. 작년에 생겼던 작은 이스라엘 카페는 샥슈카가  기가 막히게 맛있었고 빵이 다 맛있었는데 게다가 걸어갈수 있는 거리라 좋아했건만 문을 닫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동네 식당들이 많다. 요즘은 넘쳐나는 사람들로 시내에 밥만 먹으러 가지는 않는데 일요일날 시내가는 김에 저녁을 먹으려고 soma에 들렀다. 동네에 작은 식당들이 있는길에서 프렌치 식당 하나를 찾았다. 작고 테이블은 10개 안짝에 바가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휙 와서 샐러드나 파니니 또는 베이크된 생선류나 라타투이를 사이드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가격도 적당하고 편한 분위기였다. 울 동네에 이런 식당이 있으면 정말 좋으련만은. 오후에 날 좋으면 걸어가서 와인도 마시고 휙 다시 걸어오고 할 수 있는 그런 동네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 

    나는 학교를 마칠때까지 부모님 집에서 살았지만 대학때는 집 떠나와서 혼자 사는 친구들도 많았었다. 가끔은 그들을 따라 밥집에 가기도 했는데 한달치 달아 놓고 먹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냥 혼자 휙가서 밥 먹고 나올 수 있는 식당, 밥집이라는게 더 맞는말일것이다. 

    왜 우리 동네 다운타운은 다른 동네처럼 제대로 좀 잘 못 하는것일까? 거의 10년간 공사를 해서 만든게 프렌차이즈 식당들과 대형 식당들이 들어선 길. 그나마도 볼만한건 없다. 

    soma에서 나와 차를 타고 5분후 도착한 시빅 센터 근처. 이런곳은 동네와는 상관없는 시내. 복잡해서 정신이 없지만 가끔 나와 구경하는건 좋다.

    '아주 가끔'

     해가 내려가고 변하는 색을 보는건 내가 좋아하는것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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