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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가키 휙 한바퀴 - 남쪽으로 튈려면 이런곳으로
    여행 2017. 6. 28. 18:47


    살다가 보면 가끔씩, 아 그게 그거였어? 하며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ㅎㅎㅎ 하는 순간이 있다.

    작년에 마추픽추를 보고 내려와서 쿠스코 가는 기차는 4명이 마주 앉게 되어 있었다.

    우리는 3명이었고 앞자리에는 키가 크고 영화배우 같이 생긴 남자가 앉았었는데, 산에서 트레킹 하느라 몇일 안 씻고 다녔다는데도 잘 생겨 보였음, 자기는 시드니에 사는데 얼마전까지는 타즈메니아에 살았다고 자기를 소개했다.

    타즈메니아?

    왠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 곳이 나라 이름인줄 알았고, 중앙 아시아 어디메인줄로 이해를 했다. 음. 그러니깐 중앙아시아 살다가 시드니로 간거구나. 내심 이렇게 이해를 한거다.


    이번에 ICN가는 비행기에서 영화 볼게 없어서 고른게 lion이라는 영화였다. 주인공 남자 인터뷰를 CNN에서 잠시봤었는데 아무튼, 간략한 줄거리는 인도에서 길을 잃고 기차에서 잠들어 있던 소년이 2일에 걸쳐 뱅골지방에 도착하게 되고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호주로 입양이 된다.

    근데 입양을 간 도시가 호주의 타즈메니아 호바트라는 도시였다. 그제서야 나는 그 기차에서 만난 아저씨가 중앙 아시아 출신이 아니고 호주의 타즈메니아 출신이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어제는 8시간을 잘 잤는데 오늘은 술 마시고 자서 그런지 9시에 잠들어서 11시에 깼다. 그때부터 계속 안 자고 있는데 지금은 새벽 3시. 아침에 일 하러 갈 수 있을거 같지 않다.  잠도 안오고 잊어버리기 전에 여행기나 마저 써봐야겠다. 


    이시가키섬에서 3일째, 이날은 계획대로 공항으로 가서 차를 빌렸다. 공항옆 렌트샵들이 있던곳중 하나인 ots에 예약을 미리해 뒀었다. 작은 하이브리드 아쿠아던가?를 받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 직원 덕분에 볼만한 곳들 맵 코드를 입력하는 방법도 배우고, 처음으로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는 차를 살살 몰며, 왼쪽 왼쪽을 반복하며 출발.


    섬의 북쪽은 차선이 각방향 일차선이고 길도 하나 밖에 없어서 그냥 따라가면 섬을 돌게 되어있다. 공항은 섬의 동쪽에 있고 우리는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하였다. 


    첫번째 도착 한 곳은 타마토리자키 전망대


    타마토리자키 전망대그냥 아름답다는 말만 나온다


    도시를 가면 항상 감탄하는건, 주차장에 능숙하게 주차하는 운전자들.

    일본은 시골에도 차를 후방으로 넣어 주차를 많이 하는거 같았다. 나는 평행 주차도 잘 못 하는데 후방주차는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거 같다. 게다가 오른쪽 왼쪽도 바뀌어서. 


    주차장에서 오솔길을 따라 1분을 걸으면 바다가 짜잔 나타난다. 높은곳에서 내려다 보면 coral reef가 멀리 보이고 파도가 한번 부딪히고 나가거나 아니면 힘이 약해져서 잔잔하게 해변을 향해 들어 오는 모습이 보인다.

    폴리네시아 사진들을 보면 섬이 있고 그 주위에 아쿠아 블루의 띠처럼 둘러져 있는 그런 모습. 아름답다는 거 이외에는 어떤말이 풍경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녹색은 더 녹색으로 진하고, 붉은 꽃들, 히비스커스들이 특히 많았다, 더 붉게 노란꽃들은 더 노랗게 하늘은 더 파랗게 모든것이 더 진하고 선명했다. 


    푸키도 강과 바다가 만나는 맹그로브 숲?


    덥다고 투덜대는 딸을 태우고 두번째로는 섬의 가장자리를 도는 국도를 따라 푸키도 강과 바다가 만나는 맹그로브 나무를 볼 수 있는 습지로 갔다.

    맹그로브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에 날씨가 더운 지역에서만 산다고 들었었다.

    맹그로브 나무들, 썰물때라 물이 빠져나갔다. 


    남쪽으로 튀어의 배경인 이리오모테는 맹그로브를 보면서 카누를 하는 투어가 유명한데 이시가키에서도 이곳에서 카약을 빌려서 강을 거슬러 갈 수 있는거 같았다. 


    mud skipper라고 짱뚱어처럼 생긴 발달린 물고기들이 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맹그로브 나무는 뿌리가 물에 잠겨 있었는데 뿌리에 생명체들이 많이 사는거 같았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 가고 우리는 이날 아침에 제대로 식사를 못 했으므로 식당을 구글맵으로 찾아본다. 대부분의 식당은 11시 30분에 연다고 나와서 근처 요네하나 비치로 들어간다. 마침 imagine이라는 생뚱맞은 영어로 된 간판이 보였고 오픈 사인이 붙어 있으나 메뉴는 파스타, 로코모코, 피자. 이런 시골에서 피자를 먹을까 말까 고민하는데 딸이 배고프다고 또 투털댄다. 투덜이. 


    이곳은 셀폰 시그널이 안 잡혀서 그냥 들어가 봤다. 시골스럽지 않은 모던한 인테리어, 건물이 콘크리트로 지어져 있고 마감도 그냥 콘크리트로 되어 있던 곳. 주인 아줌마는 무뚝뚝하지만 할 일을 다 하는 사람 같았고 영어를 거의 못했다.


    안에 걸린 사진들을 보다가 유난히 비틀즈 사진이 많아서 유추해 본건, 주인이 비틀즈 팬이 아닐까. 그래서 카페 이름이 이메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토할거 같다고 하는 딸을 데리고 화장실에 가보니 이메진 가사가 벽에 붙어 있었다.


    화장실은 항상 감탄하는 바, 깨끗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골에 이런 깨끗한 화장실을 본적이 없는듯. 항상 화장실에 들어갈때는 이상한 슬리퍼로 갈아신고 쿵큼한 냄새를 맡아야 했고 문이 잠기지도 않는때도 있고 빨리 일을 마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일본은 시골도 화장실이 청결했다. 이곳 뿐만 아니라 내가 가본 모든곳들이 대동소이하게 깨끗했다. 


    우리딸은 토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화장실을 혼자 30분 점령하고, 주인은 괜찮냐고 걱정하며 물어왔다. (물론 일본어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음)

    나중에 30분후 딸이 나오니, 괜찮냐고, 딸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며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하니 껄껄 웃어 주신다. 


    이집에서 피자와 로코모코를 먹었었다. 로코모코는 하와이 가서 본거 같은데. 

    요네하라 해변


    이 식당은 요네하라 해변과 바로 붙어 있었다. 비치는 그늘이 없어서 땡볕에 있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물에는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니모 같은 물고기가 많다고 들었지만 장비가 없는 우리는 패스. 근처 해변에 장비를 빌릴 수 있는곳들이 좀 있기는 했다.


     

    카비라 베이


    이시가키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카비라 베이 사진이 가장 많이 등장한다. 요네하라 비치에서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곳.  평일인데도 섬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라 그런지 무료 주차장은 다 찼고 바로 옆에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카비라 베이, 한자로 '천평' 이었던거 같은데 한자를 많이 몰라서 확실치 않음. 


    딸은 여기서도 화장실 행. 별로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빠르게 카비라 베이를 구경했다. 카비라 베이에서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아마 플라스틱) 배를 타고 산호초와 물고기를 구경하는게 유명한데, 사람 많은거 싫어해서 패스. 


    여행하면서 좋다 싫다는 같은 장소를 가도 느낌이 다른데 이날은 딸의 화장실 문제, 많은 관광객 이런게 다 합해져서 크게 좋다는 기억이 없다.  새벽에 조용할때 덥지 않을때 왔었더라면 다르게 느꼈을듯. 

     카비라 베이 근처에 수영하기 좋다는 해변도 많고 수영복도 들고 왔는데 딸이 아프다고 하니 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라고 하는데로 가니 30분도 안되서 도착. 섬이 정말 작긴했다.


    이런섬에서 스쿠터 타고 수영하고 쉬고 또 구경하고 스코쿨링하고 이런 여행을 해 보고 싶다. 스쿠터가 지나가는거 볼때마다 저 스쿠터 이쁘다, 하나 빌려서 탈까?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급기야는 집에 가서 스쿠터 하나 살까? 이런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거 사서 어디 갈라고? 하는 남편의 물음에 나는 딱히 답이 없다.

    울 동네에서는 막 타고 바람 맞으며 갈 수 있는곳이 없잖다. 고작해야 매연이나 마시며 수퍼마켓이나 갈 정도.


    호텔도 다시 돌아오니 딸은 멀쩡하고 수영장에 수영하러 가잔다. 어구구. 

    이번 여행에서 뭐가 가장 좋았냐고 하니

    자기는 워터 슬라이드가 제일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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