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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패킹] Pear lake via lakes trail, Sequoia national park
    여행/하이킹 & 백패킹 2024. 10. 12. 21:58

    10/5-6

    짧고 인상적인 백패킹을 하기 좋은곳이 많지만 이곳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언제 간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마 10년전쯤 아니었을까 싶다. 롯지폴 캠프 그라운드에서 캠핑을 하고 아침 일찍, 데이하이킹으로 가기 이쁘다고 리뷰가 많은 이곳을 가기로 했다. 서양배 모양이면 호리병 같이 생긴 호수인가? pear lake, 사진을 보고 홀딱 반했다. 흰색의 돌산을 배경으로 깍아지른 빙하로 만들어진 호수들이 쭉 이어진 트레일이었다. 

    실제로 갔을때도 너무 너무 이쁜 호수였다. 사진찍으면 뒷배경이 환한 화강암이라 사진이 더 잘 나오는 호수..
    첫번째 호수가 헤더, 아스터, 에메랄드, 마지막이 페어 레이크 이렇게 네개의 호수가 2마일 간격에 있는 트레일.
    첫 호수에 도착해서 너무 너무 이쁘다를 연발했다. 그때가 아마도 알파인 레이크를 본 첫 경험이었을것이다. 이번에는 느낌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백패킹 친구 둘과 함께 토요일 아침 6시 출발했다.
    작년에도 생각했었지만 요새미티보다 스트레스 강도가 낮은곳이다. 입구 들어갈때도 줄이 없고 공원안에도 유명 관광지만 바쁘고 한산한 편이었다. 

    10월인데도 최저 기온이 50도라 날씨만 믿고 갔다. 게다가 시즌이 끝나서 페어 레이크 백패킹 숫자 제한도 없어서 두배로 좋았다. 하지만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가보니 캠프 싸이트 없어서 못 잘 일은 없었다. 

    이번 여름에 페어 레이크 위쪽으로 tablelands를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 했었다. tablelands  에는 big bird lake 를 내려다 볼 수 있는 11240 호수라는 곳이 Phill Arnot 책에 나오는데 시에라를 여행하는 백패커 사이에서는 전설적으로 알려진 곳. 작년에 돌아갔다고 들었다.  그10월은 시에라에 겨울이 되는 시즌이라 올해는 못 가겠거니 했는데, 날씨가 도와줘서 얼씨구나 하고 갔다. 

    쿼타는 없지만 퍼밋은 받아야해서 시간이 좀 지체되긴 했지만 스트레스 없이 주차장에 도착해서 파킹. 이미 차들이 50대도 넘게 주차하고 있었지만 주차장이 엄청 커서 주차 스트레스도 없었다. 정말 좋다.

    올라가는 내내 데이하이커들을 지나쳤다. 다들 인사를 나누고 친절하다. 

    watch tower은 3마일 정도 걸으면 나오는데 나무숲을 지나서 갑자기 시에라 피크 풍경이 확 펼쳐지는 곳이다. 풍경이 좋아서 많은 하이커들이 쉬고 있었다. 우리도 쉰다. 

    곧 절벽을 따라 길이 이어지고 첫번째 레이크 헤더가 나온다. 그동안 너무 좋은 호수들을 보고 다녔더니 감흥이 떨어진건지 쉬지도 않고 패스. 두번째 세번째 레이크들도 패스, 나뭇잎들도 풀들도 노랗게 변하고 가을인가 싶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4시가 넘어서 페어 레이크에 도착했다. 옆에 고봉들 그림자가 벌써 드리우고 있었고, 백패커도 꽤 많았다. 적어도 20명? 아니 30명쯤 있었던듯. 

    처음에는 보이는 자리에 텐트 쳤다가 나중에는 좀 더 한적한 곳으로 옮겼다. 

    고도가 9500피트라 높아서 그런지 텐트 치다가 기운이 다 빠진다. 두달많에 이렇게 높은데 올라와서 그런가 몸이 적응을 못한다. 그리고 가방 끈 조절을 제대로 안해서 그런가 허리도 막 쑤신다. 

    호수에 모여서 저녁을 만들고 수다 좀 떨다보니
    백패킹의 하이라이트중의 하나인 alpenglow가 흰색 돌들에 핑크로 벌어지고 있었다. 와~를 연발하고 다른 백패커들도 사진 찍느라 바쁘다. 정말 와~ 몇번하니 없어져버렸다. 

    바람은 따뜻하고 하늘은 맑고 곧 별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밤이되었다. 

    저녁 7시인데도 별이 많다. 사람들은 많은데 조용하다. 다행히도 에티켓 있는 하이커들만 오늘 왔나보다. 

    백패킹은 다 좋은데 잠이 잘 안온다. 피터 아티아의 아웃리브 책을 듣다가 잠이 들다 깼다를 반복하다보니 3시. 밖은 바람도 불지 않고 조용하다. 별도 많고 은하수가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5시 반까지 누워 있다가 텐트를 걷고
    아침 6시에 호숫가에서 커피를 만든다.
    역시 이맛 이지
    어떤 맛없는 커피도 백만불 짜리로 만들어 버리는 풍경과 날씨 고요함과 평화로움

    아침을 후딱 먹고 하산
    아침 일찍 산행은 항상 기분이 좋다
    해가 뜨기 시작하고 밸리로 햇살이 점점 들어오는 풍경은 계속 바뀐다.

    내려오는데는 두시간 반 걸려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 근처에 오니 데이 하이커들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한다.

    주말에 짧게 다녀오기에 손꼽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러나, 여름에는 아마도 좀 난이도가 높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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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0 일 아침에 한강 작가님 수상 소식을 카톡을 통해서 들었다. 뉴스보면서 이보다 기분 좋은적은 탄핵 소식후 처음인거 같다.  소년이 온다는 읽기도 너무 힘들어서 몇번을 끊어 읽어야 했는데 그 소설 집필 하시기가 얼마나 고통 스러우셨을지. 모든 국민이 읽었으면 좋겠다. 여름에 아이가 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human acts를 빌려서 읽고 있어서 봤더니 소년이 온다였다. 아침에 깨우면서 소식을 알려주니 너무 너무 좋아한다. 

     

    Alpenglow, 이 짧은 한순간을 위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연, 변하지 않는 산
    Pear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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