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백패킹] Little valley lakes 2N3D - eastern Sierra
    여행/하이킹 & 백패킹 2024. 7. 17. 02:59

    시에라 일기예보
    천둥번개 스톰 일기예보가 뜨면 백패킹은 취소를 해 왔었다.  비 맞고 축축하게 다니는게 몹시 불편하기 때문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가지 않아서 이제까지 예보되지 않은 비 외에는 비를 마주할, 천둥 번개 우박을 동반한 비는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었다. 이는 운이 좋았기도 하고 그런 날씨는 피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제대로 생각을 안한건지 그냥 소나기 정도야 이달말에 가는 일주일짜리에는 만날거라 예상하기 때문에 준비하는셈치고 갔다. 그게 삼일 내내 내리는 비일거라고, 일기예보는 이미 알려주고 있었는데 소나기일거라고 믿어버렸다. 가끔은 믿고 싶은대로 믿어버리다가 날벼락을 맞는다. 그렇다고 벼락을 맞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원래는 미네랄 킹 루프를 가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같이 늙어가는 남편이 발바닥이 아프다고 해서 애기들도 간다는, 그러나 아름답다는 Little valley lakes 에서 3박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여길 갈려던건 아니었지만, 목요일날 누군가 취소한 7개 퍼밋이 나왔길래 두개를 잡았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날씨때문에 취소를 했던거라 믿는다. 

    하이 씨에라 러브 스토리를 읽으면 시에라에 있는 4개의 좋은 고갯길에 대한 설명이 있다. 시작점이 1만 피트에서 시작하는 이 4개의 고갯길 중에 하나가 모노 패스인데, 시작하자마자 고갯길을 넘기 때문에 3천피트씩 안 걷고도 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모노 패스 시작이 모스키토 플랫이라는 트레일 헤드, Little valley lakes 도 같은 지점에서 시작한다. 시작이 이미 1만 피트. 

    첫날은 4마일 거의 평지를 걷는 하이킹이라 보통 백패킹 갈때보다 한시간 늦게 출발 했다. 소노라 패스를 지나서 12시 정도에 Rock creek 길로 들어서니 아스펜 나무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세이지와 야생화들이 펴 있고 개천물이 내려가고 있는 길은 아름다웠다. 시에라의 동쪽과 서쪽은 식물들이 달라서 그런지 풍경이 많이 다르다. 길을 따라서 캠프 그라운드도 계속 이어지고 곧 Rock creek 리조트가 오른쪽에 나오고 왼쪽에 큰 호수가 보였다. 옛날부터 이곳은 여름이면 휴가를 오는 곳이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크릭에 보이고, 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이곳은 송어 종류가 Brookie, rainbow, golden, cut throught 이 있어서 네가지를 하루에 다 잡으면 시에라 슬램 덩크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트레일의 최대 난관은 "주차"였다. 워낙 알려진 트레일이라 주말이면 주차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들어오는 차보다 나가는 차들이 많아서 운좋게 기다리지 않고 트레일 헤드 바로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번개도 치고 비도 내리는데도 하이킹 시작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애들 데리고 차로 달려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고, 크릭에서 낚시 하는 사람도 보이고, 여름이라 그런지 춥지 않아서 비 맞는것쯤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백패커,
    가방이 비에 맞으면 축축해지는것도 문제지만 무게가 엄청 무거워진다. 저번까지는 비에 대해 준비를 전혀 안 했었지만, 이번에는 가방 커버, 레인 자켓, 판초, 심지어 우산도 들고 왔다. 

    어짜피 비도 오고 해서 차에서 점심을 먹었다. 트레이더 조 김밥은 편리하다. 맛도 나쁘지 않다. 

    Day1

    천둥 번개가 그치고 우리도 출발. 
    이곳에는 쪼그만 애들도 많이 걷는걸 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많이 보인다.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모양이다.  대부분은 데이 하이커들. 

    시작하자마자 멀리, pyramid, Dade, Abbot, treasure 피크에 눈들이 보이고 (올해는 많지는 않았다), 1만 3천 피트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데서는 하루 종일 걸어야 보이는 풍경이 여기는 시작부터 펼쳐진다. 

    20분도 안걸었는데 벌써 호수 하나가 왼쪽에 Mack 부터 시작하더니 Marsh, Heart, Box 레이크가 지나가고, 가족단위로 피크닉을 하는 풍경이 보였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평화로운 풍경 이었다.  Long 레이크를 지나갈때쯤 다시 천둥 번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펼쳐들고 나무 아래에서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우리가 나무 아래 기다리는 동안에도 하이커들이 비를 맞으며 지나갔다. 한시간쯤 기다리다 보니 비가 그친다. 다시 출발.

    곧 닭발이라고 불리는 Chickenfoot 레이크를 들어가는 갈림길이 보였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호수는 젬 레이크, 그곳은 아주 아주 붐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Chickenfoot로 가기로 했다. 

    이곳 Little valley lakes 은 정말 사람들이 많이 오고 트레일에서 거의 3분 간격으로 사람들을 지나가지만 메인 트레일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인적이 없다. 이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닭발 호수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호수를 따라서 동쪽 끝으로 가서, 병풍같은 피크들이 보이는 싸이트 하나 찾았다.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는 호수 물 색은 아쿠아 그린, 녹색빛이 나는 바닥이 다 보이는 색이었다. 와 이쁘다 이런말은 이런때 쓰는것, 와우가 절로 나오는 풍경. 

    텐트치고 호수가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다가 날씨가 궁금해서 inreach mini로 날씨 정보를 받아봤는데 천둥번개 50% 확률. 내일도 30%. 

    저녁을 먹고 있는데 저쪽 높은 봉우리위에 검은 구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설마 저 구름이? 이때부터 살짝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저 피크에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하면 비가 내리는건가? 곧 바람이 불더니 두둑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꽝 소리가 여기 저기 나기 시작했다. 

    비는 계속 내리더니 한밤중에 그쳤다. 두둑두둑 비 떨어지는 소리가 좋기는 했지만 물에 잠길까 걱정도 되는 밤. 

    Day2

    고도가 높으면 잠 자는게 쉽지 않다. 나의 고산증은 불면으로 나타난다. 바닥은 불편하고 똑바로 누웠다가 뒤집었다가 옆으로 누웠다가 반복하다가 새벽 5시가 되었다. 밖이 밝아지기 시작하여 나가본다. 거짓말처럼 구름 한점없는 아침. 와, 날씨 좋네. 

    아침은 커피, 스타벅스 비아, 한국에서 사온 카누 다 맛이 없어서 다시 알파인 커피로 돌아왔다. 인스턴트중에서는 그나마 맛이 있는 커피. 

    오늘은 이 호수들중 가장 이름이 알려진 Gem 레이크와, 쉽다는 Morgan pass, 그리고 오프 트레일로 가는 Dade lake, treasure lake를 루프로 도는 계획. 

    Gem 레이크는 1마일 밖에 안 떨어져 있다. 트레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곳. 이 트레일에서 가장 이쁜 구간이 닭발에서 젬 가는 구간이다. 하이 시에라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 이 구간이다. 녹색의 메도우에 굽이 굽이 락 크릭이 흘러가고 야생화가 만발하며 뒤에는 높은 피크가  있는곳, 이 풍경을 일출이나 일몰에 보면 이 미친 풍경 이런말이 절로 나오는 곳.

    젬 레이크는 말 그대로 보석 같은 호수였다. 호수 하나가 아니라 세개 레이크를 다 합해서 복수로 Gem lakes 라고 부르는거 같다. 처음에는 하나만 보이다가 다음날 트레져 레이크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위에서 봤더니 호수가 여러개였다. Abbot 피크를 배경으로 아쿠아 그린으로 바닥까지 잘 보이는, little valley lakes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젬 레이크일것이다. 아침에 일찍 갔더니 아직 데이 하이커들이 오기전이라 조용했다. 물고기들이 왔다 갔다 하는것도 보이고, 햇살이 물에 비치고 바람에 물결이 가끔 흔들리는 풍경은 하루 종일 보라고 해도 할 수 있을것이다. 역시나 나는 뜨개질을 남편은 낚시를 했다. 

    하이커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모건 패스를 향해 걸었다. 모건 패스는 오르막 스위치백 두개를 올라가니 나왔다. 아니 쉽다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쉽다고? 패스 바로 아래 호수가 하나 지도에 보여서 걸어가봤다. 

    고갯길 하나 사이인데 모건 레이크는 높은 곳에 위치한 전형적인 호수 모습이었다. 바윗돌이 널려있고 호수가 있는 풀이랑 그런건 전혀 없는 척박한 곳, 풀도 없고 가끔 바위에 삐죽이 나온 꽃들이 가끔 있고 돌들이 아무렇게나 굴러 다니다가 정지한거 같은 그런 모습. 그러나 그게 또 조화가 되서 아름답다. 젬 레이크와 모건 레이크는 거리상으로 아마 1마일 정도 될텐데 그 풍경은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크로스 컨츄리로 데이드 레이크를 가보기로 한다. 칼토포에서 공유된 xc 기록을 따라서 시작. 맵에는 풀길인지 돌길인지 알수 없다. 막상 가보니 돌 무데기를 하나씩 올라가야했다. 가는데 까지 가보고 안되면 돌아가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 xc는 모건 패스에서 젬 레이크 내려오는 길에 크릭을 따라 올라가는거였다. 크릭위에 돌무데기가 있어서 물소리를 들으며 돌을 하나 둘 올라갔다. 

    데이드 피크에 검은 구름이 조금씩 보이더니 곧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번개가 치고 천둥 소리가 들린다. 바로 옆은 아닌거 같아서 우산을 쓰고 있다보니 우박이 두둑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한시간 있으면 그칠건가 하고 있어도 그칠 기미가 없다. in reach mini로 기상 예보를 자세한 정보 요청을 해서 봤더니 하루 종일 비가 오는걸로 되어 있다. 망했다.  비는 계속 오고 번개 치는게 잠시 주춤한 사이 내려가기로 했다. 판초 입어도 바지는 다 젖고 축축한게 뽀송뽀송한곳에 가고 싶다. 우리의 닭발 호수의 집은 홍수가 나서 물에 잠겼다. 희안하게도 텐트는 물위에 둥둥 떠 있었는데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떻게 저게 가능한가 싶기도 했다. 텐트 칠때 물길을 잘 보고 비오면 물이 어떻게 내려갈까도 고려해야할듯. 텐트랑 침낭이랑 다 젖었으면 집에 가야 했을것이다. 텐트를 물이 고이지 않은 곳으로 옮겼다.

    이날은 하루 종일 비가 오다가 오후에 잠깐 그친 틈에 바로 옆에 호수 (이름도 없다, 보라색 꽃이 핀 부추가 많아서 보라색 부추 호수라고 이름을 붙였다) 구경 갔다가 오는길에 또 비를 쫄딱 맞았다. 이 호수 가는데 여기도 돌무데기를 건너서 내려갔다가 올라왔는데 남편이 심기가 영 별로다.

    비 오는데 스토브에 라이터를 키니 라이터가 안 켜진다. 성냥은 물 묻어서 당연히 안된다. 

    Day3 


    아침,
    날이 쨍하다. 이날은 일기예보상으로는 비가 안오는 날. 어제 못한 xc를 다른 라우트를 통해서 시작해본다. long lake에서 올라가는 이 트레일은 공식적인 트레일은 아니나 가보니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지 마치 진짜 트레일처럼 길이 나있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길은 없어지고 또 돌무데기. 아 지겹다. 어짜피 시작한거 비도 안오고 가보자 싶어서 계속 올라갔다. 한 30분을 돌들 사이로 대충 쉽게 보이는 돌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다보니 호수 하나가 보였다. 가서 알게 된것도 네개의 호수를 treasure lakes라고 부르고, 네개의 호수가 높이 차를 가지고 단차식으로 물이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이곳에 캘리포니아 주 공식 물고기인 golden trout가 산다고 나중에 나오는길에 들었다.

    Abbot 피크에 검은 구름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는데, 무서워서 다시 날씨 정보를 받았다. 비올 확률은 시간대별로 모두 0였다. 이 정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냥 다 둘러 보고 가기로 했다. 가장 높이 있는 호수에 갔을때 물위로 비가 떨어지는게 보이기 시작했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 

    좀 전에 젬 레이크에서 올라온 사람을 통해 젬 레이크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건 운이 좋았다. 다시 롱레이크로 돌들을 헤치고 비 오는데 내려가고 싶지는 않았다. 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대충 경로를 생각해보았다, 저 위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내려가는 길이 있을것이다. 이미 거기를 통해서 온 사람도 오늘 만났기 때문에 확신도 있었다. 

    둘무데기를 손발 다 써서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호수 네개가 보석 같이 보인다. 사진기에는 네개 호수가 한번에 안 잡혔다. 사진을 찍어봐야 실제 보는것처럼 보이지도 않아서 이쁘네를 연발하며 또 비가 많이 오기전에 내려가야지 싶어서 서둘렀다. 

    반대쪽은 돌 무데기 하나만 지나면 흙과 풀로 된데를 잘 살펴서 내려갈 수 있어서 수월했다. 젬레이크도 여러개의 호수로 확실히 잘 보이고 하이커들이 왔다 갔다하는것도 보인다. 

    비가 내려서 화사하지 않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호수. 백패커들도 하나 둘 떠나는게 보인다. 비를 맞으면서 우리의 캠프 싸이트 닭발 호수에 도착. 비오는데도 들어오는 하이커들이 많다. 

    호수에 도착하니 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비 안올때 점심을 먹으면서 맥주도 마시며 보석같은 호수를 보고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해가 나온 사이에 텐트도 말리고 짐을 다 챙겨서 집으로 출발. 3마일만 걸으면 되니 한시간 좀 넘으면 주차장에 도착할것이다.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다 틀렸다.  비가 와서 그런가 낚시를 하러 들어 오는 사람들도 많고 데이 하이커들도 많다.   

    주차장은 평일이라 그런지 빈자리도 꽤 보인다.  
    이번에는 비오는 날에 백패킹하는 경험도 했고
    짧은 거리지만 아주 아름다운 하이 씨에라의 풍경을 맘껏 누렸다. 집에서 살짝 멀기는 하지만 6시간 거리에 이렇게 아름답고 메인 트레일에서 벗어나면 고요함을 누릴수 있는 곳을 갈 수 있는건 행운이다. 

     

    시작하자마자 보이기 시작하는 1만 3천 피트 피크들
    chickenfoot lake
    Gem lake aqua blue
    전화기 사진기로는 잘 잡히지 않는 맑고 녹색빛의 투명한 물 Gem lake
    보라색이 피는 야생 부추
    Upper Morgan lake, 텅스턴 광산으로 이어지는 길
    꽃이름을 검색 안해봤는데 만피트 이상에서 사는듯
    비온후
    Purple chives, 서양인들은 그린 오니언이라고 부르는듯
    비가 잠시 그친 사이 들어온 햇살, 송어 낚시
    Morning, chickenfoot lake
    XC to Treasure lakes from long lake
    Treasure lakes 폭우가 쏟아지기 전
    Gramin in reach weather forecast 일요일 30% 비올 확률, 다 틀림. 하루 종일 옴
    Gem lake
    Checkenfoot lake after rain
    Treasure lake #1
    Treasure lake from the ridge
    On the way to Gem lake
    Treasure lakes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