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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크 로렐 , Lake Laurel, Hetch hetchy @ Yosemite
    여행/하이킹 & 백패킹 2019. 7. 11. 04:54



    백패킹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이번 백패킹이 가장 힘들었다. 알았더라면 안 갔을지도 모르겠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라 퍼밋 받는데 추첨으로 되었다. 올초에 접수해서 이틀후인가 퍼밋을 받았는데 내가 신청한 시작과 끝 지점이경로랑 달라서 알아보니 결과가 섞여서 어부지리로 운 좋게 독립기념일에 가는날짜로 받았다. 여기까지는 운이 억수로 좋았다. 

    hetch hetchy loop를 도는 2박3일짜리 퍼밋이었다.  총 26마일, 3명.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리뷰를 보면 반시계방향으로 도는게 쉽다는데 우리껀 시계방향이었다. 첫 3마일은 고도를 1500피트 이상 올라가는데 여기가 땡볕이라 힘들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요기까지는 알고 갔다.

    실제로 가보니.

    장점
    1. 하루에 주는 퍼밋이 정말 적은듯했다. 총 20그룹정도?? 주차장 자리도 넉넉한편이었다. desolation wilderness 랑 비교하면 엄청나게 적은수의 백패커를 허용하는듯했다. 
    2. 사람이 적으니 어딜가나 조용하다. 캠핑할때도 사람 구경을 못했다. 개구리들만 개골개골 시끄러웠다.
    3. 야생화가 만발하여 예뻤다.
    4. 7월이라 아직 눈 녹은 물들이 흘러내려 아직은 가면서 물 걱정은 안해도 되었다. 그러나 물이 항상 많은지 알고 물을 안 받아서 가다가 물이 똑 떨어져서 한 30분은 물없이 걸었다.
    5. 요세미티치고는 고도가 낮은편이었다. 3800에서 6600 피트까지.

    단점
    0.  로렐 레이크 도착하기전에는 텐트 칠 만한데가 많이 없다. 그리고 물이 있어야 해서 무조건 레이크까지 가야했는데 그 길이가 8.5마일. 25파운드 짐을 지고 쉽지 않다.
    1. 생각보다 호수가 안 예뻤다.  (난 정말 힘들게 올라갔다)  아침에 물안개가 낄때가 가장 예뻤지만 desolation wilderness의 호수들이 워낙 예뻐서 눈높이가 올라갔다.
    2. 이게 가장 큰 단점... 모기가 정말 살다가 이렇게 많은 모기에게 물린건 처음이었다. 나는 머리에 뒤집어 쓰는 양파망같은것도 쓰고 갔는데 어깨랑 팔에 물린거 세어보니 134. 버그 리펠런트 안 가져간 문제도 있었지만 뿌렸어도 그 모기들이 물었을거 같다. 망사에 구름처럼 몰려든 모기들, 무서웠다.
    3. 지난 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요새미티 백패킹이면 거의 대부분 개천 (creek)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엄청 불어나 있었다. 다행히 찾다보니 통나무가 개천에 놓여있는데를 찾아서 건너기는 했는데 외나무 다리라 정말 무서웠다. 난 떨어질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건넜다. 딸이 건널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잘 건넜다. 그러나, 애들 데리고 가는건 비추. 레인저는 통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는 안하고 그냥 물이 깊은데는 4피트라고 이야기만 했었고,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물어서 통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4. 역시나 눈이 녹은물이 메도우로 흘러서 늪지대가 된곳이 많아서 길이 끊어지는곳들이 있었다. 옆으로 알아서 길을 찾아 가야했는데 물들이 고여 있어서 가기가 무척 힘들었다. 등산화 필수.
    5. 스위치백 포함 처음 구간 3-4마일정도 땡뼡. 여름에 부통 90도 넘어서 쉽지 않음. 물 많이 들고 가야함.


    이번 백패킹에서 가장 큰 발견은 아이가 많이 성숙해졌다는거. 힘들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속 걸었고 목적지까지는 가야 한다고 마지막 3마일은 속도를 올려서 계속 쉬지 않고 걸었으며 어깨가 무겁다고 해서 가방을 내가 들고 가겠다고 몇번 이야기 했는데도 그러면 내가 더 힘들다고 자기가 가지고 가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집에가고 싶다고 해서 소원대로 그 다음날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서부터는 순차적으로
    새벽 5시 좀 덜 되서 베이에어리아에서 출발했다. 9시 덜되서 헤치 헤치 매표소 도착. 체크인하고 주의 사항 듣고 프린트된 퍼밋을 다시 받아서 백패킹 전용 주차장에 차 세우고 하니 10시반쯤.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11시쯤 된듯.  

    나중에 알게된건 퍼밋이 있어도 아침 10시까지 체크인 안하면 퍼밋은 자동 취소 된다고 한다. 워크인으로도 10시전에 가서 줄 서 있으면 퍼밋을 받을 기회가 좀 있는듯 보였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 좀 보기도 했고.




    댐에서 터널을 지나 곧 스위치백이 시작되었다. 그늘은 거의 없고 땡볕을 걷다 보니 5분에 한번씩 그늘을 만날때마다 쉰다. 시작한지 한시간만에 점심먹느라 쉬고 하느라 4마일 나오는 스위치백이 끝나고 갈림길까지 가니 오후 2시. 이때부터 더 힘들어졌다. 경사는 좀전보다 덜 급하지만 그래도 그늘없는 길을 걸어야했다. 이제 옆으로 보이던 댐은 보이지 않고 산 안으로 들어간다. 곧 야생화들이 물감푼듯이 예쁘게 피어있는 들판이 나온다.

    예쁜 꽃들이 펼쳐져 있어도 백팩은 무겁고 발은 무겁다. 물병은 5병 들고 갔는데 물도 다 떨어져가고 더이상 개천도 나오지 않는다.

    구글맵에서 작은 호수 같은게 앞에 있다고 힘내서 걸어갔는데 그냥 작은 연못이었다. 모기 작렬.

    물찾아 삼만리. 지도상에 약 2마일 앞에 개천이 있는걸로 나온다. 마침 지나가던 레인저도 만나고 30분 안에 물이 나올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안녕. 요새미티는 퍼밋 검사 엄청 한다. 이 레인저들도 백패킹하면서 일하는데 만날때 마다 퍼밋을 보자고 했다.
    이 와중에 딸은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오늘은 집에 못가는거 아니까 내일이라도 가자고. 
    30분 걸어가니 정말 개천하나가 지나간다. 여기서 물을 정수해서 4병에 담았다. 얼음녹은 물이라 시원했다. 

    beehive meadows에 도착하니 모기가 지천이다. 머리에는 양파망같은걸 쓰고 걷는데 망에 모기들이 앉아서 하얀망이 까맣다. 땅은 눈녹은물로 축축하고 물과 진흙을 피해서 트레일을 벗어났다가 또 들어갔다가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가장 걱정했던 frog creek은 듣던대로 물이 깊어보였다. 다른 백팩커에게서 들었던 개천을 이어주는 통나무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아래로 흐르는 물은 깊고 유속이 빨라서 건너다가 빠지면 떠내려가겠구나 겁이 덜컥나기 시작했다. 딸은 겁이 많아서 절대 안 건널려고 할텐데 걱정하고 있는 사이에 지 아빠를 따라서 폴짝 올라 서더니 건너기 시작한다. 건너는데 한 20초 정도 걸렸을텐데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나도 뒤따라 건너기 시작했는데 중간쯤가니 나무 껍질이 벗겨져서 맨질맨질한 부분이 주욱 보이는데 미끄러질까봐 겁이 났다. 저기서 중심을 잃으면 어쩌나 싶은.. 게다가 통나무 너비가 두발을 동시에 놓을수 있을 만큼이 아니라 한발 또 한발을 건너야 하는 딱 고만큼 너비라 떨어질까봐 무서웠다.

     

    결론은 안 빠지고 잘 건넜다.
    그 후로도 모기의 공격을 계속 레이크까지 이어졌다.
    호수를 구경할 생각도 못하고 캠프싸이트 가장 호수 처음에 보이는 자리에 정하고 텐트부터 쳤다. 
    딸은 텐트로 쏙 들어가고
    군식량이라 불리는 건조 맥&치즈랑, 쿠바스타일 밥에 뜨거운 물을 넣고 기다렸다. 10분, 20분, 거의 30분 정도 되니 먹을만큼. 나쁘지 않다.
    곰통을 저 멀리 던져놓고 다들 텐트로 들어갔다.
    아직 밖은 환한데 모기가 웽웽거리는 소리가 텐트 너머로 다 들리고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해가 지고 나니 개구리들의 합창 시작.

     

    이틀을 여기에서 보낼려고 했는데 모기때문에 도저히 머물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물안개가 자욱하다.
    예쁘네.
    아침 7시쯤 먹고 나갈 준비 하고 있는데 어느새 저 멀리 그룹 하나가 호수를 떠나는게 보였다. 사람이 있기는 있었네..

    다 먹고 다시 어제 왔던길을 돌아서 내려왔다.
    내려올때 6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올라갈때 8시간 걸렸으니 올라갈때도 괜찮게 걸었는듯하다.

     

    두번째 스위치백에서 찍은듯. 해치 해치 댐

    꽃구경중

    고사리밭인듯

     

    무서웠다. 아래로 흐르는 깊은물.

    해가 기울고 저녁 먹을 시간

    물안개가 내려앉은 레이크 로렐

    고사리 맞나?

    집으로 내려가는 길

    드디어 댐을 건너 끝이 났다. 고생했다. 17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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