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백패킹] 오프 트레일 - Ediza lake to Iceberg lake (Ansel Adams wilderness)
    여행/하이킹 & 백패킹 2020. 8. 9. 11:31

    나이를 먹어가면서 계획에 없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편이다. 여행을 새로운곳으로 가게되면 실패하지 않기위해서 경로는 정확하게 계획하는편 이지만 사진이나 다른 정보는 최소한 보거나 듣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사진을 볼때와 실제 볼때는 대부분 많은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멀리까지가서 이건 사진에서  봤던거네 하는 느낌을 받고 싶지는 않다.

    나는 호기심이 거의 없는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었다. 저 언덕 넘어, 저 산넘어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 한것은 백패킹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저 산 넘으면 뭐가 보일까.

    이다이자 호수에 도착은 오후 3시전에 해서 텐트를 치고 시간이 남았다. 가족들은 그냥 물가에서 놀고 싶어했고 아이스버그 호수에 가고 싶지 않아했다.
    나는 가고 싶었냐면 또 그건 아니었다.
    아이스버그 호수는 들어오는 길 근처까지 나가야했기때문에 걸어서 그까지 갔다가 오고 싶지가 않았던것이다. 

    캠프 싸이트 바로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트레일 하나가 보였다. 저건 뭘까? 
    캠프 싸이트 뒤로 Minarets, Ritter range, banner peak가 둘러 싸여져 있어서 저 위로 올라가면 저 봉우리들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을까? 아니면 뭐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어짜피 가족들은 안 가는걸 알고 있어서 두시간만 주위 구경을 하고 오겠다고 했다.
    희미하게 가느다란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면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리터 레인지에서 내려오는 폭포가 보이고 그러다가 갑자기 평평하고 탁 트인 초원이 펼쳐졌다.

    그러니까, 나라는 인간이 그 큰 봉우리 앞에 혼자 서 있게 된것이었다. 그 봉우리들은 기세가 컸고 살짝 두려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같이 있었더라면 멋있다 그치? 하며 그 위대하고 큰 경관을 같이 공유할수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혼자인 나는 경외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저 산 넘어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은 남아 있었다. 저 봉 넘어 또 그 뒤에는 뭐가 있을까? 

    초등, 아니 국민학교 다닐적에 지도를 보는 법을 배웠다. 동서남북, 고도 등등. 고도의 줄이 촘촘한건 경사가 급하고 넓은건 완만. 그러나 나는 지도를 들고 가지 않았고 동서남북이 어디인지 해를 통해서 대충 짐작만 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신무기인 구글 맵이 있었다. 에어 플레인 모드에도 gps는 돌아갔다. 내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왼쪽, 그러니까 서쪽 부분으로 올라갈만한 높이 정도의 고개가 하나 보였다. 고개 넘어 가면 뭐가 하나 보일거야 하고 돌무뎅이들을 밟고 올가가본다.  잘 못 디디면 주욱 밀릴거 같은 돌들. 살살 올라갔으나 역시나 위에는 더 높은 암벽들이 막고 있다.

    구글 지도는 내가 아이스버그 호수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되어 있었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 바위쪽으로 가면 호수가 보이지 않을까 기대감 호기심반, 이미 저 높은 봉우리들이 내뿜는 기세보다 내 호기심이 더 커졌다. 

     

    이미 시간은 40분도 더 지나고 있어서 저기만 올라가서 안보이면 돌아가자고 생각했다. 누군가 같이 있었다면 더 용기내서 가봤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좀 더 올라가니 갑자기 앞이 확 트인 풍경이 나왔다.

    아, 저거구나.
    저 검정색 그릇같은 그릇에 짙은 파란색물이 담겨져 있는, 좀 더 이른 여름에 왔었더라면 빙하가 떠 있었을거 같은 호수, iceberg lake.

    작년 겨울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거의 녹았지만 그래도 호수에 있는 섬쪽에는 빙하처럼 두꺼운 눈이 보였다. 아이스버그 호수는 미나렛츠 바로 아래 있어서 내가 보는 각도가 아닌 동쪽에서 들어왔었더라면 미나레츠 아래에 둘러싸인 짙은 에메랄드 호수를 볼 수 있었을것이다. 

    나는 산봉우리쪽에서 들어와서 위쪽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역시나 두렵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한없이 작고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는 길을 따라가본다.

     

    길은 여기서 끝. Minarets, Ritter range, banner peak로 둘러쌓인 초원과 호수와 폭포와 shadow creek이 흘러내리고 야생화가 피어 있는 숨어 있는 곳. 이다이자 호수에 와서도 이곳까지 오는 사람들은 드물것이다.

     

    이다이자에서 보이는 서쪽의 두 봉우리, Ritter range와 배너 피크.. mammoth lakes에서도 잘 보이는 높은 봉우리들이다.

     

    길은 없고, 저위에 낮은 고개깃을 올라가보기로 한다.
    빙하 호수, 누가 이렇게 이름을 지었을까. 올해는 빙하의 흔적은 많이 없었다.눈 많은쪽이 미나렛츠 산.

     

    전형적인 화산이 만든 호수. 섬이 있는쪽으로 아직 눈이 남아있다.
    저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이 있을것이다. 이다이자에서 아이스버그로 가는 트레일이 저 아래 있을것이지만 오프 트레일로 찾는건 포기.

     

    아이스버그에서 내려오는길에 내려다보이는 이다이자 호수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