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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본
    여행 2024. 1. 17. 06:25

    바르셀로나에서는 6일을 지내면서 관광지는 다 봤다고 느껴져서 떠날때도 아쉬움이 없었다. 리스본은 순전히 레이오버하고 가면 비행기 가격을 30%나 깎아준다고 해서, 또 샌프란시스코까지 직항이 있는 가장 짧은 라우트여서 1박을 한 도시였다. 호텔 포인트로 무료 숙박도 가능해서 어짜피 세비야에서 집까지는 경유를 해야했고 가장 짧은 경로라 선택한 경유지의 하나였을뿐이다. Tap air 에서 기내 방송은 포르투갈 언어, 스페니쉬랑 비슷할거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언어로 들렸다. 나에게는 마치 러시안이나 동유럽 언어처럼 들렸디. 

    리스본을 처음 본 느낌은, 마치 샌프란 시스코 같은데 100배는 더 깨끗한 샌프란시스코.  베이브리지 같이 생긴 다리도, 언덕으로 지어진 파스텔 건물들, 트램, 날씨도 비슷한듯 했지만 더 따뜻해서 좋았다. 여행할때 신뢰라는것은, 그러니까 내가 상대방에게 사기를 당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은 여행에서의 기분을 반 이상 좌지우지하는거 같다. 소매치기가 항상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돌아다니던 바르셀로나도 교통,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높았지만 리스본은 그런 걱정없고, 안전하다고 느끼고 또 적어도 여행자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사회라고 느껴졌다. (이건 순전히 짧은 기간 방문한 여행자 입장일지도 모른다. 그 사회가  어떤지는 내가 어떻게 알리)

    리스본은 24시간은 관광지만 보기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관광지 아니고 그냥 아무대서나 앉아서 뜨개질만 해도 날씨와 풍광이 아름다운 도시였다. 첫 인상은, 택시, 30년도 더 된 택시를 타고 호텔에 짐을 내리러 갔다. 비행기는 세비야에서 1시간 걸렸고 도착하니 아침 6시 30분. 우버가 싸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으나 눈 앞에 택시들이 줄서서 있길래 탔다. 할아버지 운전사. 짧은 영어지만 대화도 가능했고, 7유로 나왔는데 12유로를 달라고 했고 카드는 안 받는다고. @@ 살짝 기분이 상했는데 현금으로 10유로로 퉁쳤다. 

    호텔에 가방을 맡기고 1일 교통권을 구매해서 벨렘으로 갔다. 리스본도 교통지도 앱이 잘 되어 있어서 버스 번호, 내 위치, 버스 소요시간 등등 정확히 나온다. 버스타고 거리 구경을 하며 가다보니 벨렘 타워도 보이고 수도원도 보이고, 벨렘에 위치한 에그 타르트 집 앞에 하차. 옆에 스타벅스도 있고,  8시에 문열자마자가서 그런지 줄은 없었는데 이미 테이블은 30개정도 차 있었다. 방이 여러개 있고 테이블은 한 100개넘게 있는듯 한 느낌, 엄청 엄청 컸다. 

    에그 타르트, 평소에 안 먹는 음식이다. 딤섬집가도 안 시킨다. 에그 타르트가 뭐 그냥 에그 타르트겠지하고 갔는데, 뚜뚱. 다들 이런 기분인가? 바삭바삭하고 보들하고 달달하고, 게다가 이 집 커피는 지난 10일동안 마신 커피중에 가장 맛이 있었다. 에그 타르트 2개는 식당에서 먹고, 8개는 투고로 담아 달라고 주문했다. 딸은 이런 디저트 잘 안 먹는데 맛만 봐야지 하더니 하나를 홀랑 먹어버린다. 그리하여, 투고 박스에서 몇개 더 빼서 먹어버렸다. 리스본에서는 Pastéis de nata 라고 부른다고 함. 우리가 간 곳은 관광객이면 대부분 가보는 Pastéis de Belém, 구글 리뷰가 거의 8만개 달린집.

    에그 타르트에 감동해서 먹고 나오니 수도원이 있고, 우리는 이미 수도원, 교회 수없이 봐서 그냥 패스. 좀 더 걸어가니 벨렘 타워가 물 옆에 서 있다. 그냥 보기에 멋진 건물. ㅠㅠ 그러나 표를 샀고 우리는 안에도 들어갔다. 여긴 그냥 밖에서만 사진 찍어도 될듯. 

    따님이 보석이런거 좋아해서 Museu do Tesouro Real 을 가본다. 역시나 버스타고 쓩. 여긴 정말 눈 돌아가게 크고 이쁘고 무겁게 생긴 목걸이 다이아몬드 왕관등, 남미를 착취해서 가져와서 만들것들로 채워져 있다. 이제까지 본 보석중 가장 크고 화려했음. 

    밖에 나와서 버스 정거장 가는데 트램이 보임. 신기할세. 예상보다는 허름하지 않아서 최근에 바뀐건지 궁금해짐. 노란색 트램이 언덕으로 올라가는 풍경이 아주 이쁨.

    점심 먹으러 버스 타고 time out squre 가 있다는 관광지쪽으로 나갔다. 마치 샌프란시스코의 피어들처럼 호객군도 많고 툭툭도 있고 인산인해. 타임 아웃 스퀘어는 우리 같이 어리버리한 사람이 먹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너무 높았다. 푸드 코트 처럼 되어 있어서 자리도 아무데나 앉아야 하는데 우리가 해낼리가 없지. 패스. 

    100미터 뒤쪽에 있는 식당가서 문어 그릴을 먹었다. 와인도 3.5 유로로 저렴했는데, 더 외곽으로 나가면 더 쌀듯. 문어는 다리 하나만 나오겠지 했는데 한마리 통째로 구워서 나왔고 가격은 19 유로. 야들야들 올리브 오일과 잘 맛 았다. 시즈닝이 단순해서 더 좋았다. 

    요즘 대새 유럽 투어 앱은 Rick Steves 씨티 투어, 리스본은 1시간 30분 짜리.  큰 광장에서 시작해서 100년도 넘은 소금절인 대구를 파는 가게를 지나서 , 또 교회를 들어갔다 나오고, 나중에는 언덕을 따라 난 작은 골목을 따라  Castelo de S. Jorge 입구까지 갔다. 우리는 캐슬은 별관심이 없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이 보고 싶어서 들어갔다. 해가 내려가는 시간이라 빛이 좋았다. 

    캐슬은 예상대로 크게 볼건 없었지만 성을 따라가며 바뀌는 리스본의 풍경이 그림엽서였다. 평소에 파스텔 색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 도시는 파란 하늘, 푸른 바다, 파스텔 건물들이 너무 너무 이쁘다. 그리고 1700년중반 지진으로 도시는 재건되었는데 새로 건물 지을때 높이 제한 디자인을 통일 시켜서 도시 전체 건물들이 조화롭고 길도 반듯하게 나 있어서 다른 유럽 도시들과 달리 중세의 느낌이 없는 도시였다. 도시 전체가 산뜻산뜻하다. 그러나 그 건물들이 너무 오래 됐으나 새로 짓지 못하게 되어 있는건지 윗층에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건물이 많다고 릭 스티브스 옹이 말씀하신다. 

    해는 지고 다시 호텔로. 이번에는 지하철을 탔다. 세정거장.  리스본은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도시인거 같다. 느낌상으로는 스페인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 

    다음날 공항가는길은 우버를 불렀는데 7유로 나왔고 번쩍번쩍한 제규어가와서 데려갔다. 7유로받고 그 비싼차로 우버를 왜 하는걸까 궁금해졌다.

    리스본은 딱히 뭘 보고 해서 좋다는거보다 아무것도 안하고 놀아도 좋을거 같았다. 우리가 갔을때만 좋았을수도 있지만 바다인데 날씨가 따뜻하고 기분이 좋았다. 관광지라도 음식가격이 괜찮았고, 주변으로 살짝만 나가면 더 저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음식도 맛있었다. 

    Tap air 저가 항공사이다. 샌프란시스코 직항이 있어서 선택했다. 성수기인데 365불에 one way 세비야 거쳐 리스본 하루 구경하고 오는 경로였다. 좌석에 좀 더 넓은거 하고 좌석 지정하는데 75 유로쯤 들었으니 훌륭한 가격이었다. 게다가 음식 안 주는지 알았는데 식사 두번 제공된거도 이제까지 이코노미 타서 먹은 음식중 가장 좋았다. 좀 흠이라면 체크인하면 비용이 들어서,  밖에서 음식 같은거 못 사들고 온거. 올리브 오일, 와인 이런거 사면 좋을거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 멸치, 올리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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